여러분은 ‘이동통신’ ‘IT’ ‘ICT’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저는 빠르고, 앞서나가며, 최첨단을 달리는 차가운 느낌이 듭니다. 이는 90년대 말, 2000년대 초에도 마찬가지였지요. 그랬기 때문에 당시 IT 광고들에는 검정 선글라스에 은색 옷을 입고 어깨에 잔뜩 힘을 주고 있는 모델이 등장하거나 전자파가 ‘슝슝’거리며 날아다녔지요.
꼭 011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그러던 중에 갑자기 등장한 충격적인 광고, 기억 나시나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시골 학교가 나오더니 한석규가 갑자기 벤치에 앉으면서 이렇게 말을 했죠. “꼭 011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그리운 얼굴들과 나누는 기쁨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이죠.
전 사실 이 광고를 처음 봤을 때 매우 당황했답니다. 우선 이동통신 회사가 이렇게 따뜻한 느낌의 광고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이해가 안됐지요. 그 전까지만 해도. ‘나는 n.TOP을 한다’ ‘20살의 011, TTL’ ‘아저씨, 가입하기 전에 뭘 물어봐야 하나요?’ ‘언제 어디에서나 011’ 등 SK텔레콤 자랑을 늘어놓던 회사가 갑자기 따뜻한 이미지의 광고라니요. 더군다나 ‘011이 아니어도 좋답니다.’ SK텔레콤이 공익단체도 아닌데 갑자기 따뜻한 메시지를 보내라는 이 광고는 ‘이 회사 이상하게 돌아가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
그런데 이 광고를 시작으로 나오는 SK텔레콤 광고들은 하나 같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로써의 이동통신을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파격’으로 느껴졌던 이 광고들은 자주 접하게 되면서 ‘어쩌면 우리는 IT와 이동통신에 대한 막연한 편견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들게 하더군요.
사실 휴대폰을 작동하는 기계가 차갑고 딱딱한 것이지 그 역할까지 삭막한 것은 아니잖아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저희는 휴대폰이라는 매개체 덕분에 이제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자주 통화할 수 있고, 약속을 더 많이 잡을 수 있기도 하고요. 이 광고. 어쩌면 ‘파격’이라기 보다는 이동통신의 본질을 잘 잡아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그리운 얼굴들에게 연락을 해봐요
기숙사 학교에서 너무나 힘든 고3 시절에 다른 광고를 보면서는 ‘공부해야 하는데, 공부해야 하는데, TV를 꺼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이 광고를 보면 아무 생각 없이 어머니께 전화를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 보다 훨씬 이동통신이 보편화 됐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주위 사람들에게 연락을 너무 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석규가 말했던 것처럼 꼭 011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지금, 그리운 얼굴들에게 연락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얼큰진지남(SK텔레콤 블로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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