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유럽 여행을 다녀온 사람이
열흘 동안 자신과 한 방을 썼던
룸메이트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여고 선생님이라더군.
그런데 이 양반, 가는 곳마다 앉아서
엽서 쓰는 것이 일이야.
매일 누구한테 그렇게 엽서를
쓰느냐고 물었지. 그랬더니......
담임을 맡고 있는 반
아이들한테 쓴다더군
도착지마다 두어 장씩
번호 순서대로 쓴다는 거야.
이를테면 이런 식이지
개선문에서는 6번 수진이
7번 현주에게.
루브르 박물관에서는
8번 민지, 9번 희선이에게......
그렇게 한 명 한 명
명단에 체크를 해가면서.
어때. 참 멋진 분 아닌가!"
그러니까 선생님이지요.
어디가 달라도 다른 분들을
우리는 선생님이라 부르지요.
우리가 잊고 지내는 동안에도
우리를 기억하는 분들.
그런 분들을
우리는 선생님이라 부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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